2007년 12월 08일
장자
쓸모 없음과 있음.
세속 안의 인간들을 ‘살쾡이’에 비유하며
그들이 하는 일반적인 ‘쓸모 있는 일’에 대해 고작 쥐를 잡는 일이라
비판한 장자의 발언은 다소 과장적이고 괴팍한 발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그의 발언을 보며 속으로 백만번 박수를 치고 있었다.
나를 포함한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지게 되는 '세상에 쓸모 있는 것과 없는 것’ 이라는
개념이 우리 자신들에게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한참 자아를 형성하는 자신감 없는 이들에게 얼마나 큰 자괴감을 가져다 주는지...
그것을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그것의
위험성을 장담할 수 있는사람이 바로 나이다.
불과 몇 달 전에도 그것으로부터 시달리는 일들이 꽤나 있었다.
지난 여름방학 고등학교 선생님이자 이제 막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작가이신 분의
작업실에 작업을 도와주는 일을 했을 때도 나는 그 '쓸모'의 개념으로부터 시달려야
했다. 1학년 학부생활을 막 마치고 2학년 전공수업을 몇 개 듣지 않은 터라 조소과의
기본 작업들에 대해 문외한이나 마찬가지였던 나는 그 작업실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일을 도와주면서도 번번히 실수를 반복했고 워낙 각 분야의 고수
분들만 모인 그 장소에서 내 실수가 유난히도 드러나는 일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 자신감없는 성격이 덧붙여지니... 어느 순간부터 난 그 작업실에 쓸모 없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라는 과장된 추측과 함께 자괴감에 빠지기 시작했다.
물론 이 상황은 스스로에 대해 확신이 부족한 성격 탓이 크지만, 난 번번히 반복되는
이 자괴감의 원인을 찾아야 했다. 이 작업실에서 쓸모없는 어떤부분은 다른 어떤곳에
서는 쓸모가 있을 것이다. 도대체 내가 자꾸 스스로를 가두고 괴롭히는 '쓸모'의 개념
은 무엇을 누구를 기준으로 있는 것인가?
그것은 '나'라는 자아의 의미 혹은 가치가 타인과의 관계로 엮일 때 부터
시작된다.
알
가치없는 존재가 되거나 혹은 관심 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는 것에 대 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이 두려움이 곧 불안을 일으키는 가장 근본적인 원이이라 하였다.
도대체 무엇이 그리도 두려운 것일까? 이 두려움은 어디로부터 나오는것인가...
그것은 내 삶의 가치와 존재 의미의 비중을 내 자신 스스로가 아닌 타인에 둔다는
점에서 시작된다.
해자가 장자에게 말 하는 大易無用 (대이무용) 에서의 ‘쓸모’라는 개념은 지극히도
이 점을 기반으로 한다. 이미 장자의 개념이 세상에 ‘쓸모있다, 없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자신 스스로의 삶 보다는 자신의 삶을 세상에(혹은 그것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 에게 기대 맞추어 사는 이의 관점으로부터 나온 발언이 아닌가?
해자가 말하는 세상에 쓸모 있는 어떤 것은 타인과 세상을 기초로 생겼기에 오류를
가진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를 보면 주인공(
자신의 모든 기대를 걸고 사는 사람이었는데, 복수가 병에 걸려 시한부인생이 된 것
을 알게되자 바로 다음날 자살을 한다. 이 드라마의 내용은 정확히도 해자의 '쓸모'
개념이 가진 오류의 위험성을 꼬집어 말한다. 고복수 아버지의 자살이 극단적이라
느낄수 있으나 이것은 타인이나 세상에 자기 가치를 맞추어 사는 사람들이 그 타인
혹은 세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나 그것들에 자신이 필요하지 않다는것
을 알게 되었을 때, 그들 스스로가 겪게되는 자멸감과 혼란과 결코다를바가 없지
않을까? 자기 자신이 아닌 어떠한 것에 자기의 가치나 쓸모를 두는 사람은 그 어떠한
것이 사라질 때 곧 자기의 삶도 사라지게 된다. 표면적로 그 사람은 살아있을지라도,
이제까지 쌓아온 그의 내적 자아는 혼란을 겪고 파멸될 수 있다.
장자는 이런 오류의 반복을 막기위해 완전한 독립체가 되는 것을 권장한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사회성이 필요하고 이 공동체 생활에서 우리는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이 사회나 타인과의 관계가 비대해지면서 자신의 내적 영역
의 중심이 되어버리는 오류가 생겨서는 안된다. 진정한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적 영역의 중심이 자기 스스로가 되어야 한다. 타인이나 세상에 쓸모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닌 자신 스스로의 영혼에게 가치있고 쓸모 있는 이가 되어야
한다. 그제서야 진정한 당당한 내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혼자서도 잘 놀 수 있는 사람이 되자.
# by | 2007/12/08 01:55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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